“고용노동부에서 제시한 급식실 환기설비 성능기준 가이드라인에 맞춰 공사를 진행하면, 개선이 완료된 뒤 십중팔구는 불만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환기시설 가동 시 광대한 소음에 난청에 시달리기 일쑤고, 배기량이 세져서 상추가 날아다닐 정도의 강풍이 조리원을 괴롭히기 때문입니다.”

급식실 환기설비 개선사업을 도맡아 진행하는 한 시도교육청 관계자의 일언이다. 그는 정부가 실질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논란이 됐던 폐암 예방에만 급급해 급식실 환기설비 성능기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가이드라인이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별도의 대책 없이 상위기관에서 제시한 성능기준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대부분의 시도교육청 입장이다. 기준에 맞춰 개선된 현장에서 젊은 성인 또한 급식실 환기시설에서 발생하는 강풍에 5분 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다.

시도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급식실의 실질적 이용자인 다수의 조리원은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더라도 추위와 소음이 고통스러워 사용하지 않겠다고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조리원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기획된 사업이 오히려 조리원을 옥죄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일부 교육청에서는 단순 환기시설 개선 작업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배기량을 1~13단계로 나눠 조율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인버터형 팬과 댐퍼조절 등 시공 시 자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용 시 편의를 위한 임시방편일 뿐 단계를 낮추면 그만큼 환기 성능이 감소하기 때문에 정부가 제시하는 환기설비 성능 기준에 맞출 수 없으며, 조리원의 안전 또한 확보할 수 없게 된다.

기자는 정부가 본 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가와 공조해 실제여건을 반영한 환기설비 기준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가이드라인의 경우, 미국 기준을 도입해 마련된 것으로, 비교적 층고가 낮고 공간의 여유가 없는 국내 학교 급식실 여건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에 대한 해결방법으로 기자는 정부가 기계설비 기술기준 등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기계설비건설협회 등 전문가와 머리를 맞대 실효적인 학교 급식실 환기설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에도 전국 다수의 급식실에 환기설비가 개선될 예정인 만큼, 속히 실효적인 기준이 마련돼 조리원이 안전하면서도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 구축될 수 있기를 바란다.

출처 : 기계설비신문(http://www.kme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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